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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기오염이 '알츠하이머 치매' 일으킨다

by swconsulting 2018. 10. 2.

[취재파일] 대기오염이 '알츠하이머 치매' 일으킨다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사람의 희망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질병에 걸릴 수밖에 없다면 다른 질병은 몰라도 치매만큼은 제발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변에서 환자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치매 때문에 너무나 큰 고통을 겪는 것을 많이 봐 왔기 때문일 것이다. 초미세먼지(PM2.5)와 이산화질소(NO2)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킨다는 또 하나의 연구결과가 나왔다(Carey et al., 2018).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최대 9년 동안 영국 런던에 살고 있던 13만여 명의 건강 기록을 추적 조사하는 방식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대상자는 추적 조사 시작 시점인 2005년 1월 기준으로 50~79세인 성인으로 모두 치매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연구 대상자가 살고 있는 지역의 초미세먼지나 이산화질소, 오존 농도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나 소음은 관측 자료와 모델을 이용해 산출했다. 물론 연령이나 성별, 민족, 흡연, 비만도, 다른 질병 여부 등은 모두 보정을 했다. 연구결과 9년 동안의 추적 조사기간 동안 조사 대상자 13만여 명 가운데 1.7%인 2,181명이 치매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848명(38.9%)이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았고, 29.1%인 634명은 혈관성 치매, 나머지 34.3%인 747명은 치매로 진단을 받았지만 알츠하이머 또는 혈관성 치매로 구분하지 않은 경우였다. 2.2%인 48명은 알츠하이머 치매와 혈관성 치매를 동시에 진단받은 경우였다. 특히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 사는 사람일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대기오염이 심한 정도를 5개 구간으로 나눠 분석했는데 대기오염 농도가 가장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은 가장 낮은 지역에 사는 사람보다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40~50%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연평균 이산화질소(NO2) 농도가 높을수록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성이 높아졌는데 이산화질소 농도가 가장 높은 구간인 41.5㎍/㎥ 초과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은 농도가 31.9㎍/㎥ 이하인 지역에 사는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5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수록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 또한 급격하게 높아졌는데 초미세먼지 농도가 16.3㎍/㎥를 초과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15.1㎍/㎥ 이하인 지역에 사는 사람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성이 42%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뇌혈관 일부가 막히거나 터져 발생할 수 있는 혈관성 치매는 이산화질소나 초미세먼지 농도와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오존 농도 역시 치매 발병 위험과는 별다른 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도로에 가까이 살거나 차량 소음이 심할수록 치매가 발생할 위험성이 조금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이산화질소나 초미세먼지 농도만큼 연관성이 뚜렷하지는 않았다. 물론 이번 연구는 역학조사를 한 연구로 의학적으로 대기오염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지 밝힌 연구는 아니다. 연구팀도 질소산화물이나 초미세먼지가 뇌신경에 퇴행성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에 대해 언급은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전으로 치매를 일으키는 지에 대한 설명은 하지 못했다. 또한 치매는 오랜 기간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데 이번 연구는 기간이 어떻게 보면 길지 않고 영국 런던과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대기오염 상황이 런던에 비해 훨씬 심각하다는 것은 이번 연구결과를 그냥 남의 나라 일로만 볼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2017년) 우리나라 연평균 이산화질소 농도는 42㎍/㎥, 초미세먼지 농도는 25㎍/㎥로 집계됐다. 이번 연구와 비교하면 이산화질소의 경우 우리나라는 농도가 가장 높은 구간(41.5㎍/㎥ 초과)에 해당하고 초미세먼지의 경우는 농도가 가장 높은 구간(16.3㎍/㎥ 초과)보다 훨씬 더 높은 상태다.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의 주범은 화석연료다. 자동차든 화력발전소든 화석연료가 탈 때 가장 많이 배출된다. 이제 10월이다.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는 미세먼지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르면 이달 하순부터는 또다시 매일매일 미세먼지 걱정을 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이든 우리나라든 날이 쌀쌀해지면서 난방을 시작하게 되고 특히 바람 방향이 북서풍으로 바뀌면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다시 우리나라로 날아오기 때문이다.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치매까지도 일으키는 미세먼지와 또다시 전쟁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954112&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